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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제 1부 작가와 이야기라는 예술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2023. 8. 16. 13:11
제1 장 이야기의 문제점들
이야기는 우리가 가진 가장 다산성의 예술 형식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에 필적할 만한 비중을 가지는 일상 활동이다.
왜일까?
이야기는 우리 삶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향한 우리들의 욕구는 삶의 어떤 모범을 포착하기 위한 인간의 근원적인 요구를 반영하는 것인데, 그 요구는 가장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경험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갈망을,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로, 삶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그것으로부터의 탈출로만 이해한다. 그렇다면 엔터테인먼트란 도대체 무엇인가? “엔터테인턴트를 즐긴다는 것은 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만족스러운 결말에 도달하게 하는 이야기의 의식에 푹 빠져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의미로서의 이야기는 현실로부터 도망쳐 나오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싣고 현실을 찾아나서는 추진체이며 실존의 무정부적인 상태로부터 질서를 찾아내려는 우리들의 가장 진지한 노력이다.
그러나 이야기라는 예술은 쇠퇴의 길에 들어서 있고, 2300 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지적했듯이 이야기의 질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 결과는 타락으로 나타난다. 솔직하고도 힘 있는 이야기 없이 문화는 진화해 나갈 수 없다. 마치 자부심으로 가득 찬 인테리어 디자이너처들처럼 인상적이고 현란한 영상을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그게 다이다.
좋은 시나리오를 쓰는 일이 어려운 까닭은, 인간 본성이라고 이름 붙여져 있는 혼돈 속을 파고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런 의미에서, 인생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깊이 있는 인생을 살며 치밀하게 인생을 관찰하는 사람이다.
초보자가 하는 기능적인 면에서 저지르는 실수는, 그가 접해온 수많은 작품의 이야기적인 요소들을 무의식적으로 흡수해왔다는 데 있다. 상투성이라는 장애물로 가득 찬 시나리오로 향해 가게 된다. 또한 시나리오 교육면에서 지난 25 년 동안에 걸쳐 미국 대학들의 문학 창작 교육 방법론은 본질적인 것으로부터 외형적인 것으로 조정되었다. 이야기가 쇠락해 가고 있는 마지막 이유는 지금 이 시대가 가치관의 혼돈 속에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근원적인 가치들이 받아들여지는 방식을 중심으로 하여 이야기를 구성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윤리 및 도덕에 관한 냉소주의와 상대주의, 그리고 주관주의로 기울어 가치관의 커다란 혼돈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가치의 쇠락은 그의 상응하는 이야기의 쇠락을 불러일으킨다.
-절박한 이야기
이야기의 구성이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영상은 더욱 선명하게 부각되고 대사들은 더욱 예리해진다.
불필요한 등장인물들이 있으며, 이야기를 통해 드러나야 하는 의미가 텅 비어 있거나 이야기 자체에 허점이 있다면, 이런 식의 이야기상의 문제점들은 재미없고 지루한 대본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이야기를 구성해 나간다는 것은 작가의 성숙도와 통찰력, 사회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본모습에 대한 지식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잘 말해진 훌륭한 이야기
훌륭한 이야기란 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 즉 세계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선 인간 본성과 사회에 대한 신성한 통찰력에서 비롯된 전망을 자신의 작품에 불어넣어야 한다. 이야기에 대한 사랑, 즉 작가의 전망은 이야기를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다는 믿음, 가공의 세계가 실제의 그것보다 훨씬 근원적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또한 작가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즉 남들에게서 끊임없이 인정받지 않아도 견딜 수 있으며 자기 자신이 진정한 작가라는 것에 대해 추호도 의심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작가의 목표는 훌륭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잘 씌어진 이야기여야 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원칙들에 정통해야 한다. 이야기에 완전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은 기능의 역할에 달렸다. 예술가는 절대로 충동적인 욕망의 변덕스러움에 휘둘리지 않는다. 그는 능동적으로 자신의 기능을 닦으면서 아이디어와 본능의 조화를 창조해 낸다.
-이야기와 삶
더욱 큰 진실은 현상의 배후, 표면의 안쪽, 저 깊은 곳에서 사실성과 뒤섞인 채, 또는 그것을 찢어발기면서 관찰될 수 없는 대상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실질적이고 눈에 보이는 것들에 치우쳐 삶에 진실에서 멀어지면 안 된다.( 진실이 아닌 그저 사실인 것들에 )
이야기는 삶에 관한 은유이다. 이야기란 삶의 진실을 발견해 내기 위해 삶으로부터 추상화된 것이되 구체적인 삶의 감각을 보존하고 있어야 한다. 단순한 복사판이어서는 안 된다. 그 진실은 작가가 삶에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는 가에 따라 달라지고, 장르가 변한다.
-능력과 재능
보는 것, 듣는 것, 느낌들에 대해 좀 더 예민해지되 상상력과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인간은 왜 그리고 어떻게 살아나가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표현하고, 독자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작가는 자신의 통찰력과 본능을 모두 활용해 두 가지 대별되는 지점을 모두 파고들어 가야 한다.
감수성과 상상력이라는 두 가지의 <능력>이 창작을 위한 필수적이 전제 조건이라면, 창작 행위 그 자체를 위해서는 두 가지의 <재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첫번째는 문학적 재능이다. 이것은 평상적인 언어를 좀 더 높고 표현이 풍부한 형식으로 변환시켜서 좀 더 선명하게 세계를 묘사하고 사람들의 육성을 포착해 내는 재능을 의미한다.
두번째는 이야기에 관한 재능이다. 이는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요소들을 찾아내어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이야기로 재구성한다. 이야기에 대한 재능이 재료로 삼은 것은 삶 그 자체이다.